시작
웃기고 울리고 웃기고 울리고...
이 뮤지컬을 표현하자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정말이지 대단한 공연이였습니다. 왠만한 영화나 공연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저에게 다른 프래그애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감정을 쏟아내게 한 공연이라면 정말 대단했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눈 출연자들들
이 뮤지컬은 난타로 유명한 송승환 대표가 있는 PMC에서 장유정씨가 만들고, 연출한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입니다. 제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프래그머티스트(http://pragmatist.kr)의 강사분이신 PMC의 안광배 과장님이 공연이 시작되는 전날에 이루어진 비공개 리허설때 초청해주셔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맞았습니다.
▲ 티켓박스 입구
내용
내용은 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자세히는 설명 못하겠지만, 종갓집의 아들두명이 형제로 나옵니다. 이 형제들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상을 치루기 위해서 고향으로 내려오죠. 이때부터 이것저것 사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고향에서 떨어져서 서울에서 생활하는 아들들은 어머니의 탐탁치않은 죽음때문에 아버지를 미워합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핍박해서 죽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아버지의 죽음 역시 싫은 것을 빨리 해치워야 하는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갈등과 이야기들이 전개됩니다.
웃기다
▲ 화려한 춤을 보여주는 종갓집 어른들
웃음을 주는 요소들은 공연 중간중간에 살 숨어있습니다. 너무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고 딱 적당하죠. 특히 등장하는 인물들의 춤솜씨로 크게 흥을 돋구고 관람하는 사람들의 참여도 이끌어내는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 같이 소리내면서 웃고 추임새를 던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특히나 윗 두분의 코믹한 연기들은 대단하더군요. 독특한 케릭터들을 잘 소화하면서 순간 웃음을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종갓집 할머니가 치질에 걸려서 돌아가시는 모습은 ㅋㅋㅋㅋ 안웃을 수가 없습니다.
▲ 오로라 공주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등장하는 미모의 여성 오로라입니다. 자칫 심각해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재밌는 케릭터로 매끄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죠. 그녀의 걷는 모습은 일품입니다. 스틸사진이 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울음
▲ 두 주인공의 모습
실제의 주인공 형제들은 위와같은 모습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잠깐 예전 모습도 나오지만, 다들 점잖게 빼입은 상복을 입고 나오죠. 처음에 내용에서 설명을 했었는데 이 형제들은 고향을 떠나서 서울에서 집에서 보내준 돈을 가지고 생활을 합니다. 형인 석봉이는 주식과 경마장에서 돈을 대부분 날리고 동생인 주봉이는 데모하고 감옥에 가고 어이없는 결혼을 하려고 하죠. 이런 모습들은 제 모습과는 비슷하지 않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깊은 부모님의 미안함을 잘 표현해주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고향에서 일을 하면서 돈을 보내주고 자식들은 서울에 올라가서 돈을 마음대로 쓰면서 마음대로 생활하죠.
그리고 공연의 클라이막스에서 나오는 내용은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오해였다는 것과 잘못됐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가 겪었을 고독에 대해서 잘 표현을 해줍니다. 무뚝뚝한 아버지. 어머니를 핍박했을 것 같은 아버지. 바람을 피웠을 것 같은 아버지. 자식들이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아버지만 아버지는 별다른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묵묵히 자식들을 믿어줄 뿐이죠. 이렇게 극중에서 표현되는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부분들은 매우 일반적이지만 대부분 느낄 수 있는 감정들입니다. 이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부정하지 못할 감정들이죠. 이 뮤지컬에서는 누구나 깊은 곳에 가지고 있는 그 부분을 아주 잘 건드려줍니다. 부정할 수도 있는 그 감정을...
결국. 어머니의 죽음의 과정이 밝혀지면서, 어머니가 어떻게 생활하셨는지 아버지가 어떤 존재였는지 서서히 과거가 회상되면서 감정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20,30대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밖에 없는 감정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곳의 문이 열리게 되면서 심장에서 머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눈물로 표현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여자애들과 이야기하면서 평범한 뻔한 이야기였는데, 내가 이렇게 감정을 추스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것은 바로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였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나 아들이 가지고 있는 부모님에 대한 표현하지 못했던 미안함. 이 부분이 나를 크게 건드렸던 것이죠.
웃음
처음에 웃겨놓고 펑펑 울려놓자, 어느정도 감정이 머리라는 이성의 힘에서 많이 풀려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끝부분에서는 다시 배우들의 재밌는 모습들로 다시 사람들을 마구 웃겨줍니다. 이때는 더욱 신나게 박수를 칠 수 있었고 추임새를 보내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정이 많이 자유로워진 탓이겠죠.
결론
사람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 크게 놀랐습니다. 예전에 몇편의 뮤지컬과 연극을 보아왔지만, 이렇게 나를 움직일 수 있었던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하나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웃음과 울음, 감동이라는 코드들이 모두 잘 저에게 맞아 떨어졌다는 점에서 크게 칭찬할만 합니다. 끝날때 드는 생각은 이 공연은 내가 한달을 굶고라도 보고 싶을만한 공연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주변인들에게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공연입니다.
마케팅을 한다면
▲ 프래그와 송승환 대표님과 같이 찍은 사진
공연이 끝나고 애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타겟은 20~30대 고향에서 크고 집을 떠나와서 생활하는 남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가장 크게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일테니까요. 전 잘모르겠지만, PMC에서 배포한 포스터를 보면 두가지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하나의 이벤트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두가지 이벤트가 있는 포스터
이 이벤트에서는 훈남 주인공들을 보러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요, 물론 배우들이 잘생기긴 했지만;;; 사실 남자들 보다는 여자들이 뮤지컬의 가장 중요한 감동을 주는 부분에서 덜 와닿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애들 반응도 좋은 뮤지컬이었다 라는 반응이었지만, 같이 간 남자 5명중에서 3명이 펑펑 울어버렸으니, 적은 집단이여서 문제가 있겠지만, 남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뮤지컬이나 연극의 관람자들이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고 마케팅을 하더라도 여성에게 더 효과적이고 입소문도 여성들이 더 잘내주겠지만, 공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감동'이라는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웃음으로 사람들을 모우고 감동을 주자' 저에게 큰 감동을 준 공연이 '정말 찐한 모습도 있다' 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마음에서 적어보았습니다. 가 더 효과적인 방법일까요?
소개
이 공연은 3월 22일 시작으로 6월까지 펼쳐집니다. 4월 6일까지는 프리뷰 기간이라고 해서 50% 할인하는 기간이니 이때 감상하시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공연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장소는 대학로의 자유극장에서 평일은 8시 토요일은 4시 8시 공휴일과 일요일에는 3시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상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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