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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이야기

아침, 학교, 풍경

오랜만에 아침에 학교를 나와본다. 아니 거의 처음이지 않나 싶다. 요즘에 역시 수 많은 고민들로 인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수없이 깨곤했다. 내가 이루고자 얻고자 하는 것들이 꿈에게 계속 보이며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5시엔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래도 왠지 너무 일찍일어난듯 싶어서 지금 일어나면 하루가 굉장히 피곤할듯 보여서 계속 잠을 청하려고 누웠지만 정신은 오히려 더 말똥말똥해지고 만다. 결국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시리얼을 먹고 바나나를 먹는다. 아침엔 밥을 먹어야한다는 생각이 짙지만 여기선 먹을 수가 없다. 아니 먹을려면 먹을 수고 있지만 따뜻한 국이 없이 팍팍한 검은쌀밥을 입에 넣어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고문인것 같아서 관둔다. 무거운 가방을 챙기고 집을 나선다. 순간 칙칙한 하늘에 놀라면서 내 발걸음이 왠지 빨라진다. 이렇게 빨리 갈 필요는 없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이 모두 빠르다. 여기서 나 혼자 천천히 걷는다면 왠지 낙오된 사람처럼 보일것만 같다. 지하철 역에 들어가는 순간 수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몰려나온다. 주변에 학교가 꽤 있다. 여고, 고등학교, 중학교 예고 등등 좁은 동네에 무슨 학교가 이렇게 많은지.. 반면 들어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역시나 빠른 걸음으로 지하로 내려간다. 항상 서던 곳에 서서 열차를 기다리니 아침이라 열차가 빨리온다. 하지만 평소보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차량안을 메우고 있음에 또 한번 놀란다. 푸쉬맨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어도 약간 복잡한편인 열차에 올라선다. 이런 제길 가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타고 또 탄다. 이미 난 사람들 사이에 바로 포위가 되고 만다. 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도 사람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밀려다닌다. 열차가 순간 급정거하는 바람에 모조리 한쪽으로 밀리지만 사람들은 아무런 소리 없이 밀렸다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마치 말없는 오뚜기처럼 다시 자리를 잡아간다. 모두 아무런 말이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지만 신문하나를 들고 열심히 읽는 사람. 이른 아침부터 꽤나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어린녀석. 눈을 감고 이어폰을 꽂고 있는 직장인들. 모두 아무런 말이 없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도. 다른 호선하고 연결되는 곳에서 절반가량의 사람이 썰물빠지듯이 내린다. 나 역시도 내려야한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전쟁이라도 하듯이 발걸음이 무척이나 빨라진다. 또닥또닥또닥 수 많은 구두소리 수 많은 사람들의 숨소리에 섞여 나 역시도 휩쓸려나간다.

마침내 도착한 학교. 강렬한 섹스가 끝난듯 사방은 스산하기만 하다. 문을 연 가게도 별로 없다. 차들은 빵빵 거리며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바쁜 걸음을 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학교 정문에 다가서야 초등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참 웃기다. 여행용 가방처럼 끌고 다니는 애들이 한둘 보인다. 아마 키가 자라는데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메는 가방대신 끄는 가방을 사줬나보다.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 시절에도 있었던 횡단보도를 지키는 어린이들이 두명있었다. 휘날리는 깃발에는 질서를 지킵시다 뭐 이런식의 문구가 새겨진 봉을 들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횡단보도에 서있었고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 보다 아침일찍 나온듯 추워보였다. 안타깝게도 그런 아이들 앞에서 신호를 무시하는 버스들 택시들 자가용들이 막 지나다닌다.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다들 저렇게 그냥 막 다니는데 난 왜 이걸 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가서 선생님에게 물어본다면 선생님은 어떻게 대답을 해줄까? 자신도 그러면서... 순간 어제 봤던 영화 '쏜다'가 생각나기 시작한다. 조금후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낯설은 광경이 많이 펼쳐진다. ROTC애들이 운동하는 모습들 초등학생들이 종종 걸음으로 학교 가는 모습. 고등학생들이 학교에 들어가있는 모습들. 대학생들의 모습은 그다지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냥 그렇다. 휑하다. 다들 열심히 학교 오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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