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박민호 | 브랜드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 (mhpark@lgad.co.kr ) / 출처 : LG Ad 사보
Co-Marketing 국내 굴지의 은행과 브랜드명을 공유하는 커피숍이다<그림 1>. 필자는 업주가 뛰어난 커피 품질을 담보로 한 Bargain-ing Power로 국민은행 측과 담판(?)을 벌여 상표권에 대한 문제는 극복했으리라 믿는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표명은 물론 세계 최고의 CI 회사 랜도(Landor)가 수십 억 원의 컨설팅료를 받고 개발했다는 ‘작대기 세 개’의 로고까지 저리도 당당하게 쓸 수 있겠는가? 간판 색까지 너무도 생생하게 살려놓아, 만일 필자라면 은행인 줄 알고 왔다가 커피매상을 올려줬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국민은행 측이 국민커피숍의 명성으로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은 다방업계 암암리의 비밀(?)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 사진을 보면서 업종을 넘나드는 유연한 사고에 경탄하고 말았다<그림 2>. 이것이야말로 국내 대기업 SK가 선경 시절 꿈꾸던 수직적 계열화의 완벽한 모델이 아니던가. 애견센터는 영양탕 집의 충실한 원료 공급원으로, 영양탕 집은 버림받은 견공들의 처리장소로서 Co-Marketing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게다가 영양탕 집의 상호를 보라. ‘어우렁 더우렁’이라는 상호는 영양탕집 업주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명확한 소구점 ‘짱 노래클럽.’ 업소명만 봐서는 노래만 하는 곳인지, 소위 노래방 도우미가 나오는 곳인지 잘 파악이 안 된다<그림 3>. 그러한 고객들을 배려해서 ‘아가씨! 만지나 안 만지나, 2만원’이라고 친절히 설명해 주고 있다. 비로소 우리는 ‘짱 노래클럽’이 노래도 부르고 만질 수도 안 만질 수도 있는 완전 자유방임의 ‘클럽메드형 노래방’임을 알 수 있다. 길 가던 초등학생들도 모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명쾌하게 소구점을 제시하고 있다. 정말 짱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쌍방울의 의미는 둘 중 하나다. 한국의 대표 섬유 브랜드를 의미하든지, 아니면 수컷들의 특수부위를 의미한다. 그러고 보면 쌍방울이 빤쮸 상표로서 Category Meaning을 많은 부분 내포했다 할 수 있겠다. 어찌됐건 ‘숲 속의 쌍방울’은 설명이 별반 필요 없다<그림 4>. 설마 숲 속에서 빤쮸를 팔고 있지는 않을 테고, 업주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절하게 ‘특수부위 전문점’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일부 여성분 중에는 이 특수부위의 시식을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업주는 이러한 점까지 고려해 은유적이지만 명확하게 타깃을 대상으로 소구점을 제시하고 있다. 위협 소구 위협소구의 효과성은 업계에서 논란이 많은 이슈 중 하나다. 반면에 <그림 6>의 문구 역시 위협소구지만, 새롭고 신선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알다시피 ‘피똥 싼다’는, 배우 백윤식 씨가 영화 속에서 뱉은 유명한 문구이다. 그런 면에서 물을 안 내리면 백윤식 씨가 금방이라도 화장실로 뛰어들며 “너 피똥 싼다”고 외칠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진다. 또한 문구를 보고 피식하는 순간, 위협에 굴하지 않으려는 도전정신 같은 것은 눈 녹듯 사라지고 만다. 즉 이 문구는 위협에 실감과 재치라는 장치를 더함으로써 위협소구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화장실과 피똥이라는 적절성(Relevance)을 구축한 것 역시 커뮤니케이션적인 감각이 아주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교훈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공감 마케팅 ‘내 마누라 외에 주차하면 혼난다!’<그림 7>. 무릇 동물이 짝짓기를 하는 까닭은 후세를 양산하여 번창하기 위한 자연의 섭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대자연의 섭리로서가 아니라 개체의 입장에서 볼 때 짝짓기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짝짓기 자체가 쾌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답안이 비록 선생님의 의도와 다르기는 하나 정답으로서 충분히 채점자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그림 8>. 오답임을 채점한 빨간 작대기가 휘어져 있는 것은 채점자 역시 그러한 공감으로 인해 흔들렸던 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시험인 듯한데, 그 어린 나이에 어찌 음양의 원리를 깨우쳤는지 자못 경외감마저 스치는데, 진정한 천재란 본인이 경험하지 못한 사실에서마저 인사이트를 끌어낸다는 실증을 보여주고 있어 대다수의 평범한 마케터들과 광고인들에게 좌절감마저 들게 한다.
비주얼의 중요성 오늘날은 영상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산업사회가 문자문화의 시대라면 ,지식사회는 영상문화의 시대다. 영상문화에서 구구한 설명은 구태에 불과하다. 그림 한 방으로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시대인 것이다. 모든 사회적 인프라와 감성이 그렇게 발전하고 있으므로 AE·AP들도 그림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자 이제는 한 방에 보내는(?) 그림들을 찾아보자.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운을 건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우리는 과연 미국에 이긴 걸까 진 걸까? 그 해답을 보여주는 명쾌한 사진 한 장이 있다<그림 10>. 그렇다. 가슴 아프지만 사진은 대한민국의 패배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FTA에 대한 수백 장짜리 분석보고서보다 이 한 장의 사진은 당시 현장의 참담한 결과를 명확히 전달한다. 더불어 CIA의 집요한 추적과 협박(?)에도 불구하고 이 한 장의 사진을 올린 용감한 한국인에게 박수를 보낸다. 혹시 이 글의 내용이 ‘생활 마케팅’이 아니라 ‘생활 커뮤니케이션’ 아니냐고 따지시지 마라. 광고 마케팅을 하는 광고회사 사보에 실리는 글이니까(솔직히, 자료를 찾다 보니깐 그냥 그렇게 됐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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