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기간: 2007.11.27(화)~2008.2.27(수)(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
■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제3,4전시실
■ 관람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 관람문의: 02)525-3321, 단체문의:02)588-8421
■ 관람요금: 일반 12,000, 청소년 9,000, 어린이 7,000원
주최: 한러교류협회, 러시아미술관, 트레티야코프미술관
주관: sbs프로덕션, (주)솔명엔터테인먼트
후원: 외교통상부, 문화관광부, 주한러시아대사관, RUSINTERCENTER
▲ 예술의 전당 입구
그제 2월 19일에 여자친구분과 함께 예술의 전당으로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전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여자친구분이 말해주기 전까지 칸딘스키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우리나라에서 전시회를 갖는다는 것도 몰랐네요. 인사동 전시회 말고 이런 큰 전시회는 한 1년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칸딘스키의 작품은 이 전시회의 일부분이고 러시아의 19세기 후반 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급변하는 시간속에서 어떻게 러시아 미술이 변했는가를 볼 수 있는 전시회였습니다. 실제로 가보니 대표작도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였습니다.
▲ 예술의 전당 곳곳에 걸려있는 프래카드
▲ 칸딘스크와 러시아거장전 말고도 다른 전시회도 여러개 열리고 있었습니다.
▲ 러시아 풍의 매표소
러시아 건물처럼 만들어놓은 매표소입니다. 미술전시회를 가면 매표소도 참 잘 꾸며놓죠.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없고 한가했습니다.
▲ 티켓
여자친구분이 준비해준 삼성화재 할인 티켓때문에 한사람당 7,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성인은 12,000원이나 SK투어비스(http://www.tourvis.com/)에 가입하시면 2,000원 할인이 되는 쿠폰을 받으 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전시회관 내부 사진
전시회관 내부에는 관람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잘 꾸며놓아서 몇몇 분들이 앞에서 사진을 찍어가시더군요. 자 그럼 표를 확인하고 입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부에는 꽤 많은 작품들이 전시가 되어있어서 1시간 이상동안 관람을 해야만 했습니다. 지금 부터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하나씩 적어보겠습니다.
▲ I. E. 레핀 Ilya Efimovich REPIN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No One Waited for Her
1883-1898, First version of the painting “No One Waited for Him”
Oil on wood, 44.5x37cm
ⓒ 2008, The State Tretyakov Gallery, Moscow
일랴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입니다. 그의 대표작인데 여러가지 버젼으로 제작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검색을 해보니 남자가 서있는 그림도 있더군요. 이번 전시회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은 제일 먼저 그려진 작품입니다. 딱 처음 봤을때 작품 제목을 보지 않고도 한 여자가 들어오자 이미 방안에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뻘쭘해 하는 표정으로 뭔가 반기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저 끝에 있는 남자아이는 무엇을 저렇게 고민하고 있을까요? 이 작품은 러시아 혁명에 참가한 한 여대생에 수감생활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을때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고된 감옥 생활을 털어버리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의 표정이 기뻐하지않고 오히려 당혹해하고 있어서 급 실망하는 표정입니다. 어떤 기분인지 이해가 가시겠죠?
▲ 윗 작품의 다른 버젼입니다.
이번엔 남자가 방안으로 들어오는 장면입니다. 사람의 배치나 사물의 구도가 거의 흡사하군요. 일어나는 사람은 아마 노모인것 같고 오른쪽에 있는 아이들은 저 사내의 자식들인 것 같습니다. 꼬마 여자애의 표정이 상당히 적대적입니다. 아버지를 처음 보는 것일까요?
▲ N. P. 보그다노프-벨스키 Nikolai Petrovich BOGDANOV-BELSKY
암산
Oral Counting. In the S. A. Rachinsky Public School
1895, Oil on canvas, 107.4x79cm
ⓒ 2008, The State Tretyakov Gallery, Moscow
전시회를 통틀어서 가장 재밌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선생님이 문제를 내놓고 아이들이 푸는 모양새입니다. 맨 앞에 있는 아이가 굉장히 똘망똘망하게 생겼군요. 오른쪽에 있는 아이 표정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들 표정들이 다 살아있어서 생동감을 더해줍니다.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인데 사진으로 찍었더라도 표현해내지 못할 이미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바실리 수리코프, 황녀의 수녀원방문, 1912, 트레티야코프미술관
제목은 황녀의 수녀원방문이지만 유배되어온 황녀입니다. 뒷쪽에서 수근거리면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보이는군요. 황녀는 유배되어서 그런지 멍하니 슬픈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19세기까지는 이처럼 사실적인 그림이 많았지만 20세기초가 되면서부터 급격하게 러시아 미술은 바뀌게됩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사진기술이 발달하면서 더이상 사물과 그대로 그림을 그릴 이유가 없어진 것이겠죠. 그래서 아방가드로라고 하는 추상화가 대표적인 화풍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 V. V. 칸딘스키 Vasily Vasilyevich KANDINSKY
블루 크레스트
Blue Crest
1917, Oil on canvas, 133x104cm
ⓒ 2008, The State Russian Museum, St. Petersburg
맨 안쪽에 숨어있던 두 작품 모두 칸딘스키의 작품입니다. 총 4작품이 있었는데 이 두작품이 대표작인 듯 강한 빨간색 벽에 큼직막하게 걸려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앞을 떠나지 못하고 무엇인가를 찾아보려고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더군요. 저도 한참을 봤지만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옆에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있었지만, 한글로 되어있는 그 설명문이 무슨 암호문같이 다가오지 못하더군요. 큐레이터 오세훈씨의 글을 인용합니다.
현대추상화의 선구자인 바실리 칸딘스키는 처음에는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던 지식인이었다. 유럽에서 수학하던 그는 모네의 작품에 감명을 받아 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사회적 변화와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인간이성에 대한 환멸감과 비판이 시대를 불안감으로 뒤덮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변혁에 대한 열망과 함께 우연과 무의식, 그리고 우주 같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블루 크레스트」는 이러한 시대적 사회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으며, 특히 응축과 폭발, 생과 죽음, 이성과 비이성, 의식과 무의식 등의 대조가 화면 안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선명한 빛의 색은 우리의 시각을 때리고, 리드미컬한 선의 느낌은 닭 벼슬을 또는 산등성이 너머의 도시와 태양의 형상을 떠올리게 하며, 이러한 모든 긴장된 에너지가 우리에게 감각적으로 전달되어 음악적인 선율을 가슴속에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화가의 직관에 의해 각인된 정서는 즉흥적인 에너지가 물감과 붓으로 전해져 최소화된 회화의 형식인 선, 색, 면 등으로 평면의 화폭 위에 구현되고 있다. 이러한 상상력과 조화를 추구하는 이성의 작용으로 더 많은 내용적 풍부함을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전체적인 소개를 마칠까합니다. 처음 사실주의 작품들부터 죽 보면서 참 그림이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정말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마치 LP과 MP3 파일차이라고 할까요? 과학적으로 디지털적으로 알 수 없는 느낌들. 어떤 풍경이든 사물을 보고 그 작가가 느낀점들이 작품안에서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사진도 물론 찍는 사람의 감정이 뭍어나지만, 작가의 눈으로 보고 작가의 손으로 그려진 그림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또한 추상화는 정말 잘 모르겠지만, 사실주의 그림들은 러시아의 예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제 스스로 아쉬운점은 미리 이런 작품에 대해서 약간의 공부를 하고 갔다면 실제 작품을 보면서 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인데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전혀 모른 상태로 가니까 그냥 대충대충 의미도 모르고 지나쳐버린 좋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몇일 남지 않았지만 혹시 관람하실 분들은 조금이나마 인터넷 검색을 해보시면 좋은 글들이 많이 있으니 한번 보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글. 일간스포츠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전, 공식 블로그
▲ 오디오 가이드
전시회장에 가셔서 설명을 들으실려면 오디오 가이드(3,000원)을 대여하셔서 작품을 감상하시면서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도슨트의 설명시간에 맞추어가시는 것도 좋습니다. 매일 오후 2시와 5시에 작품 하나하나를 설명해줍니다.
끝으로,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전에 대해서 비판을 하자면, 관람시간이 1시간이 넘는 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편의시설이 전혀 안되어있더군요. 다른 전시회를 가면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의자를 배치를 해두던데, 이건 뭐 처음에 집중해서 작품을 유심히 보다가 나중엔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서 진짜 유명한 칸딘스키 작품에는 진이 다 빠져버립니다. 그리고 미술관은 대부분 건조해서 목이 잘 마르게되는데, 안팍에 정수기라도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건데, 예술의 전당 이름은 그럴싸하고 시설은 그럴싸한데 정말 관람자들은 생각못하는 것 같아서 매우매우 유감스러웠습니다. 차라리 시립미술관이 훨씬 나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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