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를 자극하는 것들/음악과 영화, 그리고 책

거울앞에서2


거울앞에서2   - 김형영

웃어보려 해도
웃어보려 해도
웃음이 나오지 않아
거울 앞에 와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얼굴이여
평생이 한꺼번에
부끄럽구나


**중앙일보(2006. 6. 9<금> 31면 '시가 있는 아침')게재


**이문재 시인:

거울을 바라보며, 그러니까 자기 얼굴을 보며 웃음을 짓는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것이다.거울을 마주 보며, 삿대질을 한 적이 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웃는 적이 거의 없다. 자기애(自己愛)를 배우지 못한 세대가 있다. 소풍가는 날이면 비가 오고, 내가 응원하면 지고, 내가 찍으면 떨어지고, 내가 사랑하면 도망가고...... 자기애가 없는 자존심은 악이다.사회악이다.살아온 날 가운데 최고였던 그날을 떠올리며 웃고, 살아갈 날 가운데 최고일 그날을 떠올리며 웃자. 거울 앞에서 매일 두 번씩 웃자. 나를 위하여 하루에 두 번씩 웃자.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 없다 - 10점
이문재 엮음/이레

이문재 시인이 2006년 봄부터 여름까지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 연재했던 시 묶음집이다. 고은 시인의 '그 꽃'에서 시작해 황동규 시인의 '조그만 사랑 노래'에 이르기까지 56 명의 시인의 시를 한 편씩 싣고 있는데 제목은 정호승 시인의 '꽃 지는 저녁'에서 따 왔다. 각 편에는 해설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그 시를 고른 혹은 그 시에 의해 선택된 이문재 시인의 간략한 감상평이 같이 실려 있는데 신경림 시인의 <시인을 찾아서>처럼 시인의 시 세계 전체를 조망하며 그의 시 세계로 안내하는 이정표 구실을 하는 정도는 아니다.


조간지에 아침마다 실리던 시이니 만큼 낮은 목소리로 조근조근하게 세상과 나, 나눔과 공동체, 삶의 의미 등등을 펼쳐보이며 감정 조절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시인 개인과 세상의 치열한 대립이나 존재의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치열한 사랑 등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마시기는 쉽지만 부케가 심플하고 피니쉬가 짧은 와인처럼 가벼움이 아쉬움으로 남는 시집

참고 : http://blog.naver.com/kee21c/90014796506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