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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이야기/사진으로 이야기하다

칙칙한 아침을 날려버린 크리스마스 버스

월요일은 항상 그렇듯이 뭔가 활력이 차지않고 무겁게만 느껴진다. 특히나 오늘은 어제 눈이 내리고 밤부터 비가 추적추적 계속 내려서 하늘 마저도 기분이 많이 안좋으신듯하다. 어제 잠깐 뉴스를 봤더니 빙판길이 될 수 있어서 출근길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이 있어서 마음마저 급해졌다.

우산을 들고 무거운 마음에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큰 우산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이 내 우산을 마구 쳐버리고 간다. 자기는 비 한방울도 안맞겠다는 심보로 다른 사람을 전혀 피해가지 않고 탱크처럼 밀고나간다. 저기 버스가 보인다. 빨리 타기 위해서 자리를 잘 잡고 재빨리 올라탄다.

아!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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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버스다~! 한순간에 기분이 다시 날아오를듯이 좋아지고 말았다. 이럴때 역시 카메라를 가지고 다닌 것이 참 기쁘다. 작지만 강한 올림푸스 SP-565UZ 를 꺼내서 재빨리 이리저리 찍어본다. 사람들이 슬몃슬몃 경계를 하는 듯이 보이지만 이런 기회를 놓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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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승객들이 잠에 빠져있고 버스는 히터를 단단하게 틀어서 창문에 김이 많이 서려있다. 마치 잠수함에 온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조용하지만 나 혼자서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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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보고 줌으로 죽죽 땡겨서 한번 찍어보았다. 흐린날 버스가 움직이는데도 손떨림 방지 기술이 적용이 되어서 흔들리지 않고 선명하게 잘찍힌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여기저기 한번 당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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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분 운전석 바로 뒤에 있던 하얀 크리스마스 트리. 내가 맨 뒷자석에 앉아서 줌을 당겨서 찍었는데도 선명하게 잘나온다. 역시 똑딱이와는 확실히 다르다. DSLR이었다면 좁은 버스안에서 렌즈 교환하느라 옆 사람들에게 피해주면서 정말 짜증났겠지만, 한번에 할 수 있다니... ㅎㅎ 역시 하이앤드를 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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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해가 나면서 조금 밝아지고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지만, 오른쪽에서 자고 있는 모자는 아직도 잠에 빠져있다. 쿨쿨 귀여운 꼬마녀석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옷을 두텁게 입고 나왔구나 많이 피곤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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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뒷편 엔진 윗쪽에 장식되어있는 크리스마스 마을의 모습. 버스 회사측의 꼼꼼한 배려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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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트~

크리스마스 버스로 오늘 아침의 무거운 기분을 한번에 날려버려서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림푸스 하이앤드 디카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래저래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왠지 더욱 뿌듯했고. 예전에 광주에서 돈방석으로 장식되어있는 버스를 탄적이 있었는데, 이런 버스에서의 작은 이벤트가 차가워진 내 심장을 조금이나마 녹여준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