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고는 내가 본 광고중에 가장 크게 와닿은 광고였다. 심플하면서도 깊은 메시지를 주고 있다. 우리가 가볍게 여기는 작은 돈하나가 진짜 가난한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자유가 될 수 있다는 의미... 실제로 이런 광경은 특별히 어디를 가지 않아도 쉽게 볼 수 있다. 지하철만 타도 장애인들과 노인들이 구걸을 하고 있고 서울역이나 용산역만 가봐도 수 많은 노숙자들이 있다.
<자원봉사의 어려움>
그럼 우리는 공익광고에서 말하는 것 처럼 동전하나로 천원짜리 지폐한장으로 그들을 살릴 수 있을까? 아마 이렇게 묻는다면 고개를 저을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처음에는 가여워서 불쌍해서 안쓰러워서 그런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도와주다가 어느순간 '이게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가뭄으로 허덕이는 곳에 물 한병을 준다고 해서 나아질게 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힘들고 어렵지 않다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가난은 즉 노력하지 않음과 바로 연결하는 차가운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장애인들과 노숙자에 대한 혐오감을 많이 갖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쓰는 돈과 노력이 그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때문에 꺼려하는 것. 이것들이 우리가 도움을 주는데 방해하는 요소들이 아닐까?
나 역시도 앞에서 말한 세가지 형태에 모두 속해 있다. 한편으로는 불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혐오감도 들고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라는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일반 사람이라는 보통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 자신의 재산의 85% (37조원)를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 워런 버핏 회장(왼쪽)
<기업과 학생>
기업들도 요즘에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많은 봉사활동에 뛰어든다. 각 회사 홈페이지를 가보면 왠만한 회사면 자원봉사를 안하는 곳이 없다. 꼭 홍보 페이지에는 정말 으리으리한 일들을 하는 것처럼 꾸며놓았고 신문에도 종종 어느 기업에서 무슨 좋은 일을 했네 하는 기사들은 쉽사리 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경험해본 기업들의 사회환원은, 정말 홍보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긴 기업의 목표는 당연히 이윤창출이고 그 수단의 하나가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 형성이니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도 된다. 하지만 진짜 환원차원에서 하는 기업은 없을까? MS의 빌게이츠처럼 자신이 벌어들인 어마어마한 돈을 MS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재단으로 기부를 하는 것처럼...
그리고 기업에서 이처럼 기업의 이미지 차원에서 사회봉사를 하는 것과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하여 자신의 봉사점수를 위하여 자신의 이력서의 자원봉사란을 위하여 사회봉사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중고등학교에서 좋은 내신점수를 받기 위해서 당연히 자원봉사 시간을 요구하고 있고, 기업에서 채용을 할때 자원봉사 등을 고려를 한다니 이런 폐해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써니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화가날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게 하는 말이지만 사회봉사쪽에서 큰 손이라고 할 수 있는 SKT의 써니 활동을 보면 큰 기업의 활동을 하려는 대학생들의 커리어 쌓기 아둥바둥을 바라보면 안타깝다... 그냥 겉에서 보기에는 그렇다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그렇게 힘들게 경쟁률을 뚫고 들어가서 하는 것보다 주변 지역자활 센터에 가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테니까... 친구가 일하는 곳만 해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야학 교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시작의 힘>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렇게 않좋은 생각만 하다보면 시작도 하지 못하고 어려운 사람들은 진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나도 이런 걱정에서 억지로라도 자원봉사를 시작한 적이 있었다. 학교를 한참 다닐때 정말 바쁘고 힘든 상황이었는데 막무가내로 학교 선배에게 부탁해서 학교하고 연결된 노인 요양병원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내가 주로 하는 일은 간병인분들이 혼자서 어려워하는 치매노인들 목욕과 식사 수발이었다. (내 블로그에 '다른 사람을 위한' 카테고리에도 몇개의 글이 있다.) 처음에는 당연히 무섭고 어렵고 어색했으나 가면 갈 수록 자연스러워졌다. 실제로 그분들이 가난해서 버려진 분들이 아니라서 더욱 큰 감동은 느끼지 못했지만 다른 누군가를 내 스스로 도와준다는 점에서 조금씩 무엇인가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와서 하는 다른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정말 남을 위해서 실천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원봉사자>
또 한가지 체험한 적이 있는데 광주의 농성문화의집에서 일을 하면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있는 곳을 만날 수 있었다. 큰 도움을 줄 수는 없었지만, 그 집에 가서 그 애들을 만나고 그 애들을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정말 물질적으로 힘들어도 남들이 크게 알아주지 않아도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참 놀라왔다. 그리고 그 분들을 도와주는 수 많은 자원봉사자들... 지금 생각해도 참 존경스럽다. 자신도 가정이 있고 자신도 해야 할 일들이 있었을 것인데... 겉보기에는 우리 사회가 굉장히 자기만 알고 냉소적이고 나 말고 다른 사람은 惡하다고 느끼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그 기분이 되살아 나서 기쁘다. 뻔한 말 같지만 남의 도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일부분이고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고 그 도움은 우리의 작은 도움들이 모여서 큰 도움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희망>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국현씨의 캐치프레이즈가 기억이 난다. 나도 역시 사람이 희망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누구나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밖으로 나오기가 어려워서 도움을 못주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남을 걱정하고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다만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이미 태안 기름유출 사고때 어마어마한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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